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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꽃이 피었습니다] 진실을 추적하는 사진작가 권철
2018-05-20 | 글로벌코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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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한센병 회복자들을 사진에 담는 사진작가 권철입니다."

[권철 / 51세 / 일본 사진예술전문학교 보도사진학과 졸업 / 1999년 한센병 회복자 사진기사로 잡지 데뷔 / '텟짱, 한센병에 감사한 시인' 저자]

[한센병 회복자에 대한 죄책감이 취재에 대한 사명감으로]
저희 동네 근처에 가면 한센병 회복자들이 옛날에 생활하시던 거주지역이 있고. 이분들이 붕대를 감는다거나 벙거지를 쓰고 돌아다니셨어요. 그때만 해도 몰랐기 때문에, 무지가 그렇게 무서워요. 몰랐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돌을 던지고. 그분 자식들이 학교에 다니는 친구가 있으면 따돌리고, 같이 밥도 안 먹고, 그런 것들에 대한 죄책감이라고 해야 할까요. 내가 무지했기 때문에 그들을 학대했고, 몰랐기 때문에 그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것이 있었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들에게 알려줘야겠다는 사명감 같은 걸 생각하게 됐죠.

[내 작업의 원동력은 요양원에서 만난 재일한국인]
막상 눈앞에 그분들하고 마주 앉아서 이야기한다는 자체는 상당한 충격이었어요. 무서웠고. 특히 제가 사진작가로서 이분들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일본에 네 군데 정도 요양원이 있어요. 그중 두 군데를 제가 취재했는데 재일한국인들, 조선인들이 상당히 많았어요. 처음에는 자기도 조선인이면서 그런 이야길 안 했어요. 그러다 자주 만나고 친해지다 보니까 솔직하게 얘길 해주시고…. 그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제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다큐멘터리 (사진 촬영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내 사진으로 한센병에 대한 오해가 풀렸으면…]
한센병이 제대로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어요. (한센병 요양원 부근은) 지금도 외부인 출입금지 구역으로 선정해놓고 바리케이드를 쳐놓은 상태입니다. (제가) 2015년도에 소록도에서 전시회를 했죠. 그 목적은 병원과 병원 안에 계시는 어르신들과 외부인들이 같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 소록도 병원 경계지역에 로비를 빌려서 전시하게끔 요청을 했었죠. 한센병은 벌써 1940~50년대에 다 나은 병이었다. 단지 약의 후유증으로 얼굴이 일그러지고 손마디가 끊겨 나간 모습이 남아 있을 뿐이지 한센병은 절대 무서운 것도, 전염되는 병도 아니다. 이런 걸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게 제 목표였죠.

[재해현장에서도 놓을 수 없는 내 삶의 동반자, 카메라]
2011년 3월 11일. 오후 4시 16분인가 그랬죠. 저는 죽는 줄 알았어요. 그때 생각했던 게 지진현장을 기록해야겠다 싶어서. 그 와중에도 카메라를 들고 가부키초 쪽으로 나왔죠. 그때 기억은, 그때 트라우마는 지금까지 있어요. 가끔은 밤에 무섭기도 하고. 그래도 사진가로서 일본에서는 내 인생에 가장 큰 지진인데, 어쩌면 이게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하면서도 후쿠시마 취재를 다녀왔죠.

[사실을 넘어 진실을 추적하다 세상과 독대(獨對)하는 권철]
보도는 그대로 보여주는 거지만, 저는 보도 사실 안에 숨어있는 진실이 보고 싶은 거죠. 한센병 회복자분들의 취재 같은 경우에도 세상에 이런 분들이 계셨습니다, 라고 마침표를 찍는 게 아니고, 우리가 이분들을 통해서 무언가를 알고 느껴야 하고, 잘못된 게 있으면 고쳐야 하지 않느냐는 측면에서 '사실을 넘어 진실로'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현재 저는) 한류, 한인 거리인 신오쿠보를 중점적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누구 눈치 보지 않고 내가 생각하는 세계를 세상에 알리고 취재하고 작업하는, (세상과) 독대(獨對)하는 권철로 다큐멘터리 사진을 계속해나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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