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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쓰는일기] 파독 간호사 출신 작가, 이영남
2018-07-01 | 글로벌코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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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스물두 살의 나이에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그 무렵엔 제 인생에도 찬란한 봄이 찾아올 거라 기대했습니다.

파독 간호사는 가난한 우리 집을 살려줄 비상구처럼 보였습니다.

[이영남 / 파독 간호사 출신 작가 : 가난하기가 말할 수 없이 가난했는데 그때 당시에는 돈 벌러 온 거예요. 돈 벌어서 엄마 병원에 모셔다드리고, 오빠도 좀 병을 고쳐 줘야겠다….]

그러나 찬란한 봄은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독일에 온 뒤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어머니는 하늘나라로 떠나셨습니다.

독일 병원에서 3년 계약 기간을 끝내고 다시 한국에 돌아갔지만, 눈앞의 현실은 버겁기만 했습니다.

[이영남 / 파독 간호사 출신 작가 : 3년 반이라는 세월이 나도 모르게 나를 변화를 많이 시켰더라. 그래서 그 뒤로는 내가 자아가 없구나. 내가 이런 생활 속에서 견디고 살 수 있을까….]

이번에는 누구를 위한 독일행이 아닌 오롯이 제 인생을 위해 다시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두 번째로 들어간 병원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렸고, 어느덧 한국에서 산 세월보다 독일에 산 세월이 두 배가 됐습니다.

6년 전 저는 환갑을 앞두고 40여 년 독일 생활의 기록을 담은 자서전을 펴냈습니다.

[이영남 / 파독 간호사 출신 작가 : (어린 시절) 애들을 모아놓고 연극을 만들고, 각본도 쓰고 그런 판타지와 꿈이 있었는데 그런 게 선호 받던 때가 아니었어요. 여자가 그런 예술 끼가 있으면 좋지 않다고 부정을 하고, 내색을 하면 안 좋다 하고 그것을 제가 타고 난 것 같은데 발전시켜줄 어떤 게 없었죠.]

잊고 있던 문학소녀의 꿈을 되찾은 겁니다.

곧바로 두 번째 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파독 간호사들이 이민자로서 독일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과정을 담았습니다.

타향살이를 하는 세상 모든 이민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영남 / 파독 간호사 출신 작가 : 음식이 다르고 문화가 다른 것은 말할 수 없어요. 그걸 여러분들이 잘 받아들여서 우선은 내가 먼저 다리를 한 발짝 독일 사회에 들여 넣고 노력하다 보면 독일 사회에서 당신들을 인정할 수 있고 인정하게 되면 내 나라 문화도 여기서 펼칠 수 있다….]

가족들의 응원이 없었다면, 글을 쓰고 책을 낸다는 건 엄두도 못 냈을 일입니다.

남편은 책 마지막 장에 직접 시 한 구절을 써줬습니다.

"한국에서 독일로 옮겨 심은 나무 한 그루. 다른 토질에 적응하느라 힘든 세월을 거쳐 이제는 사람들의 '그늘'이 되어주고 있다."

환갑이 돼서야 찾은 나의 꿈,

더 마음껏 꿈꾸며 살고 싶습니다.

[이영남 / 파독 간호사 출신 작가 : 70세 전후로 나머지 다른 변화된 생활을 글로서 남기고 싶다는 것이 제 희망입니다. 꿈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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