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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경험을 그림에 담다…4.3 사건 목격자 이경조
2019-07-21 | 글로벌코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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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1세. 20세기 초중반 고국을 떠난 이들은 일본에서 무엇을 지켜왔을까요?

식민지와 분단, 차별, 그리고 그들의 굴곡진 삶에 대해 들어봅니다.

[이경조 / 재일동포 1세·화가 : 인간이라는 것은 존엄과 평등, 자유라는 게 가장 기본이라, 제일 깊숙이 있는 것을 표현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경조 / 재일동포 1세·화가 : (해방 후) 2년 가까이는 아주 평화로웠어요. 사건도 아무것도 없고, 외국에서 많이 (한국) 사람 들어오고.]

해방 후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은 경찰 탄압과 남한 단독선거에 반대해 봉기를 일으켰다.

미 군정과 국군은 제주 초토화 작전에 나섰다.

12살 이경조는 무고한 죽음을 목격했다.

[이경조 / 재일동포 1세·화가 : 일본에서 돌아온 청년이 있었습니다. 그분이 그림도 좋아하고 그래서, 그래서 나하고 자꾸 그림 그리러 다녔어요. 국민학교(초등학교) 강당에 모였을 때 그분이 어머니하고 같이 거기 갔습니다. 그래서 그 특명을 받은 서북청년단장이 그 어머니하고, 그 두 분을 사형시키는, 굉장히 그것이 하나의 자기 일생에 생존이라는 거 뭐냐? 인간애라는 건 뭐냐? 사상은 무엇인가? 사람을 죽이는 사상이라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일본에서 지금 살고 있습니다.]

19살 때 그림을 배우기 위해 현해탄을 건넜다.

갈라진 조국을 우려하며….

[이경조 / 재일동포 1세·화가 : 우리가 해방 후에 하나의 통일이 못 되고, 사상적으로도 그렇고, 같은 민족으로서 일본에 침략당하면서도 하나의 그 힘으로 뭉치지 못하는 거에 대한 반성. 제주도는 어디서 앉아도 바다가 보입니다. 그러니까 저 바다를 건너서 외국에 한 번 가 보고 싶다.]

4.3 사건을 계기로 최대 1만 명으로 추정되는 제주도민들이 일본으로 건너갔다.

지난해 오사카 통국사에는 '제주 4·3희생자 위령비'가 세워졌다.

[이경조 / 재일동포 1세·화가 : 우리 동포들 속에서도 우리 한국 사람들 속에서도 4.3사건에 관계가 없는 사람 중에서는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일본에 산다는 건 일본의 역사, 우리나라의 역사 속에서 우리가 일본에 산다는, 그런 관심이 있어야 하고.]

[이경조 / 재일동포 1세·화가 : 여기에 (딸이) 있어. (저 종이학은 어떤 거예요?) 이거? 이건 누군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갖다 놔줍니다. 우리의 딸이 여기서 장례식을 했어요. 나도 모르는 사람이 많이 찾아와 줬습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 친구도 오고 친척도 오고, 여러분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세상을 떠났지.]

4.3 사건에서 목격한 죽음. 그리고 어린 딸의 죽음.

죽음의 기억은 인간에 대한 물음이 됐고 그 답을 그림에서 찾았다.

[이경조 / 재일동포 1세·화가 : (경제적으로) 달성된 후에는 무엇을 필요로 하느냐? 그건 예술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제일 그 깊이 있는 마음속에 제일 깊이 있는 것을 표현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80세가 넘었는데 한 10년 후에는 좀 모르겠습니다만 고향에도 가고 싶지만, 자기 자체가 안정하다는 것에 대한 하나의 불안이라고 할까? 불안이라 하면 이상하지. 안정만 가지고 싶지 않다고. 자꾸 주위에 있는 충격을 받으면서 자기는 일하고 싶다는 것은 있습니다.]

차가운 일본 화단에서 버틴 60여 년, 인정받는 중견 작가로 자리 잡았다.

2003년 재일동포로는 처음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올해의 최우수예술인' 및 '공로예술인상' 수상

그의 그림에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다.

[이경조 / 재일동포 1세·화가 : 일출봉에서 해가 뜨면 새로운 희망이 나온다. 해가 뜨는 것을 보면서 자기가 그 힘을 받을 수 있는, 그런 느낌을 받아서. 나는 앞으로는 한국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림도 그렇고, 앞으로 내가 살아 있는 동안 통일이 돼서, 제 활동이 조금이라도 공헌할 수 있으면 참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4.3의 아픔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 그림으로 치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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