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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 년간 지켜온 정체성, 인형에 담아...이옥례 씨
2019-07-28 | 글로벌코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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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1세, 20세기 초중반 고국을 떠난 이들은 일본에서 무엇을 지켜왔을까요?

식민지와 분단, 차별, 그리고 그들의 굴곡진 삶에 대해 들어봅니다.

재일동포 1세의 기록.

[이옥례 / 재일동포 1세·92세 : 할머니가 아들한테서 온 편지를 글도 모르는데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얼굴 귀엽죠? (누구 생각하면서 만드신 거예요?) 예, 우리 어머니.]

일제강점기, 우리말도 한복도 모두 빼앗긴 시절.

[이옥례 / 재일동포 1세·92세 : (학교 선생이) 칼 차고 뭐 구두 신고, 여기까지 오는 가죽 구두 신고. 참 무서웠습니다. 모두 벌벌 떨었어요. (우리말을 가르친 선생님도 계셨어요?) 계십니다. 계시다가 어느 날, 나는 너희 오늘밖에 못 볼 것이라는 말을 합니다. 나는 너희를 오늘밖에 못 볼 것이라고. 그러나 우리말은 절대로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 그런데 그 선생님은 뭐 자기는 잡혀간다는 거 알고 있었던 거 아닙니까. 우리는 모르죠. 그런데 그 이튿날 (학교) 가니까 그 선생님이 안 계셨습니다. 그래서 이제 참말로 우리 글… 네. 배웠죠. 모두가 우리 글 배우자 해서.]

해방 직후 일본에 남은 동포들은 우리말, 우리글을 잊지 않기 위해 '국어강습소'를 만들었다.

[이옥례 / 재일동포 1세·92세 : 해방되고 그 아이들한테 내가 이야기한 것은 '우리말을 지켜야겠다.', ' 말 한 번 잃어버리면 안 돌아오고 나라도 한 번 뺏기면 안 돌아오는 거 너희도 알고 있지,' 거기서부터 '국어강습소'를 만들어서….]

1945년 10월 '국어강습소'는 '조선학교'로 발전했다.

600개 학교에서 6만여 명이 우리말과 역사를 배웠다.

하지만 1948년 일본 정부와 연합군 최고사령부는 조선학교 폐쇄 명령을 내린다.

이에 반대한 재일동포들은 일본 곳곳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른바 4.24 교육투쟁이다.

[이옥례 / 재일동포 1세·92세 : 맨날 (학교에) 나갔죠. 우리가 가서 항의하고 했습니다. 거기서 김태일 씨가 (총에) 맞아 죽었지 않습니까? 그때는 뭐 사람 얼마 모였는지 모릅니다. 그 장소도 같이 가고. 저도 가서 모두가 막 울고 했습니다.]

끈질기게 명맥을 잇고 있는 조선학교는 현재 60여 개.

이옥례 씨는 50여 년간 우리말을 가르치며 긍지를 지켜왔다.

북한은 조선학교에 원조비를 보냈고 조총련이 조선학교를 체계화했다.

조총련 고문 이옥례 씨는 고향 사람들 눈에 그저 적색분자일 뿐이다.

[이옥례 / 재일동포 1세·92세 : 빨갱이라고. 빨갱이라고 해서…. 저쪽(고향 친척)에서는 솔직하게 나한테는 말 안 하지만 어느 사람을 통해서, 뭐 (이옥례 씨한테서) 연락 안 오는 것이 자기들은 좋겠다는 말을 듣고 일체 연락 안 합니다. 못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합니까? (고향에는) 뭐 여기는 무엇이 있고 저기는 무엇이 있고 하는 것도 눈에 삼삼해 오고. 정말 한번 가고 싶구나 하는 것도 있고. 그러나 못 가고. 그게 제일 원통하지요. 원통합니다.]

그래도 조국이 통일될 때까지 고향에 돌아갈 수 없다.

[이옥례 / 재일동포 1세·92세 : 나는 반으로 안 긋고 있습니다. 조선 반도. 이게 우리 조국. 그렇죠? 우리가 나눈 거 아니죠. 우리가 선 그은 거 아니지 않습니까? 38선도 우리가 그은 것도 아니고. 우리가 그은 거 아니다.]

손재주가 좋았던 이옥례 씨.

고향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인형에 담고 있다.

70여 년간 지켜온 민족 정체성을 누군가는 알아줄 것이라 믿으며….

[이옥례 / 재일동포 1세·92세 : 나의 소원으로써 우리나라 38선. 거기 가서 전시회 가지고 싶습니다. 민족성. 말. 우리말. 우리 민족성. 지켜가야 하죠. 그거 아닙니까? 그걸 나는 인형을 통해서 모두 알아주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인형을 통해서 알아주겠죠. 인형이 있으면 바로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통일될 그 날 인형과 함께 고향 땅 밟겠습니다.

- 이옥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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