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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육아일기에서 마주한 역사의 진실
2019-08-25 | 글로벌코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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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모습이 꼭 닮은 엄마와 딸.

현주 씨는 오늘, 딸 혜준에게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들려줄 참이다.

[김현주 / 엄마 : 결혼은 1937년에 하셨나 그럴 거야. 이건 한국에서 (찍은 사진). 근데 봐봐. 신발이랑 멋있지 않아?]

빛바랜 사진 속 멋쟁이 부부, 80여 년 전 미국과 중국을 오가며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으로 활동한 양우조, 최선화 선생.

현주 씨의 조부모다.

전쟁 통에도 사랑은 피어난다고 했던가.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38년, 폭탄이 비 오듯 쏟아지던 그때 중국 장사에서 딸 '제시'가 태어났다.

피난이 일상이던 고달픈 삶에서 제시는 한 줄기 희망이었고….

부부는 딸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일기장에 꾹꾹 눌러 담았다.

제시의 딸, 현주 씨는 이 일기를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어린 딸에게 조국독립에 대한 희망을 전해주고자 했던, 당시를 살았던 모든 부모의 간절한 마음도 함께 담았다.

[김현주 / 독립운동가 양우조·최선화 선생 외손녀 : 할머니, 할아버지 이야기뿐만 아니라 함께 활동하셨던 임시정부 여러분들, 가족들이 백여 명 정도 될 텐데. 그분들이 다 같이 공동체가 돼서, 한 가족처럼 타향살이죠. 중국에서 고생스러운 시간을 서로 힘이 되어주고 의지하면서 살아오셨구나…. 마음속에 항상 임시정부 가족분들에 대한 삶이 항상 있었고 그걸 제가 전해야 한다는 임무를 마음속에 가지고 있었거든요.]

현주 씨는 지역구 교육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중간 선거에서 선출됐는데 이민자 출신 동양 여성에겐,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김현주 / 프리몬트 통합교육구 교육위원 : 저 역시도 이민자였기 때문에,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이기 때문에 저를 보면서 학생들이 용기나 이런 걸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왜냐면 저도 여기서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커뮤니티를 대표해서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일하고 있는 모습이니까 그런 모습을 자꾸 보여 주고….]

그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고국을 떠나 살아가는 동포 학생들이 우리 말과 역사를 잊지 않도록 하는 것.

10년 가까이 미국 현지 교사와 함께 한국 역사 모임을 하는 것도, 미국 땅에 한국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오랜 신념 때문이다.

[유나연 / 미국 실리콘밸리 한글학교 학생 : 오늘 교수님 (강연) 하시는 걸 보고 한국인이라서 장점이 일 할 수 있는 장점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고. 한국에 대해서 모르던 역사를 알게 돼서 좋았어요.]

[김현주 / 프리몬트 통합교육구 교육위원 : 우리 아이들이 한국에 대해서 많이 알아야, 그런 역사를 알아야 자기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거죠. 한국계로서. 나아가서 외국 사람들에게도 한국 역사 속에 임시정부 요인들의 강인한 의지나 희망을 잃지 않았던 삶이 있었던 것도 알릴 수 있는 일이 많이 있기를….]

20년 전 건네받은 낡은 일기장에서 우리 역사의 아픔을 마주한 현주 씨.

이제 남은 과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기록한 눈물겨운 투쟁의 역사를 자라나는 아이들이 잊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김현주 / 프리몬트 통합교육구 교육위원 : (아이들에게) 조상들이 열심히 노력했던 걸 전하면서 그걸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되면 좋겠죠. 자랑스럽게 생각해? (당연하죠.)]

지난 2010년 지병으로 엄마 곁으로 간 제시.

이제 제시의 딸이, 딸에게 말한다.

[김현주 / 엄마 : 역사는 기억하는 사람들의 것인 것 같아. 우리의 역사도 기억을 해줘야 하는 거지.]

[혜준 / 김현주 씨 딸 : 나도 리더십 정신을 가져야겠다. 증조할아버지가 하셨듯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먼 훗날 혜준이는 자신의 딸에게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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