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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타고 돌아온 에네켄의 후예들
2019-08-25 | 글로벌코리안
조회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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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열의 대륙', 남미를 요즘 더 뜨겁게 하는 건 뭘까요?

남미는 지금 한국문화 앓이 중!

한류 열풍을 따라, 지구 반대편 우리나라까지 온 남미의 여인들이 있습니다.

케이 뷰티와 한국어, 한국 문화까지, 한국을 배우겠다며 나선 여러분은 대체 누구신가요?

[클라우디아 : 안녕하세요. 저는 클라우디아입니다. 저는 한국계 쿠바사람입니다.]

[다프테 송 : 안녕하세요. 저는 다프네 송입니다. 저는 멕시코사람입니다. 한인 후손 4세입니다. 반갑습니다.]

케이팝과 케이 뷰티를 사랑하고, 당당히 "나는 한인의 후예!"라 말하는 멕시코와 쿠바의 한인 후손들을 만나봅니다.

사람들로 시끌시끌한 수원의 한 미용실.

낯선 생김새와 낯선 언어, 남미에서 단체 손님이라도 온 것 같은데요?

"좀 세련되고 예쁘게 (자를게요.)"

손놀림 하나라도 놓칠세라 지켜보는 눈빛이 제법 진지합니다.

지구촌에 부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요즘 한국 미용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이른바 '케이뷰티'를 배우기 위해 멕시코와 쿠바에서 온 연수생입니다.

[다넬리스 크루스 델 바제 / 쿠바 미용 연수생 : 머리가 정말 만족스러워요.]

미용은 처음이라는 초심자도, 10년 이상 경력을 갖춘 베테랑도 있는데요.

실력은 천차만별이지만, 열정만큼은 누구도 모자람이 없습니다.

[다프네 송 라구나 / 멕시코 미용 연수생 : 멕시코에는 이런 기술이나 능력이 없어서 정말 재밌어요.]

누가 봐도 한국 문화에 푹 빠진, 남미에서 온 평범한 젊은이들이지만, 사실 이들에게는 여느 한류 팬과 다른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1905년 4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조선인 1,030여 명이 인천 제물포항에서 출발하는 배에 몸을 실었습니다.

어디에 있는지, 며칠이 걸릴지도 모를 나라, '묵서가' (멕시코의 옛 이름)를 향한 길이었습니다.

[신은미 / 한국이민사박물관장 : 1,000명 정도가 딱 한 차례 이민했어요. 여러분들은 여기로 가셨던 분들의 후손이 되시는 거예요.]

돈을 벌면 고향 땅으로 돌아오겠노라 한 그 다짐은 무색했습니다.

한인들은 남미의 뜨거운 햇볕 아래 손만 대도 살이 베이는 에네켄 농장에서, 유배와도 같은 삶을 버텨냈는데요.

이들 중 280여 명은 1921년, 쿠바로 건너가 새로운 뿌리를 내렸습니다.

[타이마리스 루이스 산타나 / 쿠바 한인 후손 : 역사에 대해서 좀 배우고 싶어서 왔어요. 고조할아버지 사진을 진짜 보고 싶어요. 왜냐면, 쿠바에서 말로만 역사에 대해 들었고 실제로 책이나 사진 그런 건 본 적이 없거든요.]

즐겁게 웃고 떠들던 얼굴은 선조의 발자취를 마주하자 진지해집니다.

[에스테파니아 쿠르스 모레노 / 멕시코 한인 후손 : 조상들이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 멀리 떠나신 걸 알게 돼 기쁩니다. 가족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택한 행동이었으니까요. 근데 한편으로는 마음도 아픕니다. 아무 연고도 없이 아주 먼 나라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 채 출발했을 것이기 때문이죠. 그냥 자랑스럽고, 조금 슬프기도 하고 그러네요.]

멕시코와 쿠바의 한인들은 하루하루 고된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대한인국민회 지부'를 결성해 독립운동 자금을 상하이 임시정부에 보냈습니다.

그 기록이 남아있는 전시물 앞에 타이마리스가 멈춰 섭니다.

쿠바의 독립유공자 김세원 선생 후손입니다.

이역만리 고국에서 만난 선조의 얼굴,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타이마리스 / 쿠바 독립유공자 김세원 선생 후손 : 사진을 보니 감동이에요.]

단절된 오랜 세월은 동포들의 겉모습과 언어까지 바꿔 놓았습니다.

하지만, 고국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만큼은 입에서 입으로 후대에 전해졌는데요.

한인들은 멕시코에 6개, 쿠바에 1개의 한인후손회를 결성해 뿌리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다프네 미도리 송 라구나 / 멕시코 한인후손회 회원 : 한국 이민사 박물관은 한인 후손에게 굉장히 중요한 박물관이니까 제가 여기에 와서 구경하고, 멕시코 한인의 자료를 전달하고 한인 후손의 뿌리를 조금 더 세계에 알려줄 수 있게 돼서 굉장히 기분이 좋습니다.]

삶을 개척하기 위해 머나먼 땅으로 간 멕시코와 쿠바의 한인들.

100여 년 세월이 흐른 지금, 이제 그 후손이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 위해 다시 고국에 왔습니다.

[민하경 / 강남대 미용과 교수 : 정말 학생들이 정말 잘하고요. 이 친구들이 이걸 배우면, 정말 제 생각은 가서 성공하지 않을까 기대를 합니다.]

말로만 전해 듣던 선조와 고국의 모습은 너무도 헐벗고 아픈 역사의 한 페이지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체험한 한국은 전 세계 문화를 이끄는 자랑스러운 한민족의 나라였습니다.

오랫동안 단절됐던 세월을 되돌리기 시작한 에네켄의 후예들, 이제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그 옛날 그들의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크리스티나 베아트리스 센투리온 무쿨 / 멕시코 : 한국에서 배운 것으로 고객님한테 좀 더 좋은 서비스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차벨리스 발데즈 페르난데스 / 쿠바 : 집에 작은 미용실이 있어요. 그래서 집에서 엄마랑 같이 미용실에서 다른 일 없는 날 미용실에서 일해요. 그래서 이 연수 마치고 돌아가면 미용사가 되는 게 꿈이에요.]

[씨엘로 산토스 마이 / 멕시코 : 한국에서 아이디어와 미용실 현장을 다 봤기 때문에 이 아이디어를 모아서 멕시코에서 활용할 거예요.]

[신티아 베로니카 송 코로나 / 멕시코 :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가장 많이 한국에 대해 말해주셨고 가장 오고 싶어 하셨는데 한 번도 못 오셨어요. 그래서 제가 처음 한국 땅을 밟았을 때 하늘에 계신 할아버지께 말했죠. '할아버지 이곳이 한국 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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